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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召命)

기사승인 2019.12.09  11: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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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성 교수(경영학박사)

대입수능이 발표되었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얻어 ‘전교 꼴찌’의 반란이라고 보도된 한 학생의 이야기가 언론에 소개되었다. 그는 “세상의 정의를 바로 잡는 검사가 되겠다.”“돈을 많이 벌어 어머니를 호강시킬 수 있는 의사가 되겠다.”라고 했다고 한다. 다른 언론은 말한다. 장래희망은 검사다. “좋아하는 일도 하면서 사회정의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는 게 그 이유다. 공부를 잘한다는 것과 세상을 잘 산다는 것에 대한 청년의 비전을 표현할 것일 것이다.

수능의 최고 득점자는 해마다 배출되었다.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혹은 공부를 잘해 칭찬을 받던 수많은 사람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보니 우리의 삶이란 한 조각의 꿈과 같은 것임을 깨닫게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이 있다. 공부를 잘한 것 만이 인생 성공의 바로미터가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의 계단마다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열심히 노력하여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면서 성공을 얘기하고 인생의 성장을 얘기하고 눈물 젖은 빵을 경험하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50여 년 전만 하여도 농업이 중심이었고, 산업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 진화하였다. 그리고 뒤따라 온 글로벌 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치가 급속히 격앙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사람들의 생각은 급속히 변화하였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도 각가지로 모양이 갈라지는 사회가 되었다. 어떤 사람은 말한다. “사회가 너무 어렵다. 그래서 너무 고통스럽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다른 말을 한다. “사회에 기회가 있다. 위기 가운데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일본의 손정의와 중국의 마윈은 미국의 빌게이츠 등과 같이 이 시대에 새로운 길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새로운 안목으로 세상을 바라보았고, 새로운 길을 개척(開拓)했으며, 그래서 새로운 세상을 이끌고 있다. 이러한 사람이 되는 것이 공부를 잘하거나 못하거나 세상을 이끄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경제인은 경제인대로 정치인은 정치인 대로 공무원은 공무원대로 의료인은 의료인대로 법조인은 법조인 대로 과학자는 과학자대로 종교인은 종교인대로 농업인은 농업인대로 어업인은 어업인대로 교육자는 교육자대로 예술인은 예술인대로 기술자는 기술자대로 등등 그들이 가는 길이 순탄하지 않아도 열심히 노력하여 살아간다. 이들이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들의 삶의 모습이다. 얽히고설켜서 서로 돕고 이해관계가 충돌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것은 그 수능 만점의 젊은이가 바라보는 세상과 딴판일 수도 있는 것이다.

여기에 중요한 것은 정신이다. 어떤 사상과 정신으로 자신의 삶이 소명 받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 정신이 성경에서는 하나님에게서 온다고 했다. 성경 요엘서에 “내가 내 신(spirit)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며”(요엘 2:28) 라고 말한다. 이 정신(spirit)을 어떻게 인식하고 간직하느냐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이 무엇인지 알아가면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교육자로 평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보람찬 말은 이것이었다. “학자의 혀를 내게 주사 나로 곤핍한 자를 어떻게 도와줄 줄을 알게 하시고 아침마다 깨우치시되 나의 귀를 깨우치사 학자같이 알아듣게 하시도다”(이사야 50:4)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은 권력이나 돈 있는 자리도 아니요, 자신들이 처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자기만 잘사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요, 공동의 선을 향해 가는 모습이 중요하다. 이것이 사회정의요 가치관이요 비전이 되는 것이다.

소명(vocation)은 천직(vocation)으로 바꾸어 부르기도 하는 단어이다. 즉 자신이 하는 일은 부름인 것이다. 세상이 자신의 쓰임에 따라 보상해 주는 부름이다. 이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이마에 땀을 흘리면 행복과 즐거움이 있을 것이다. 그 부름에 대하여 불평하고 고달프게 생각한다면 그는 이미 실패한 삶을 사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소명을 가지고 살아왔으며 살아가야 하는가를 반추(反芻)해 본다.

정기성 교수 webmaster@tgh.kr

<저작권자 © 투데이광주하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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