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손가락 계층 사다리

기사승인 2024.04.29  18:08:38

공유
default_news_ad1

- 정기성 교수(광주문화원 광주학연구소장)

2024. 4. 10. 총선이 끝났다. 결과에 대하여 희비가 있겠지만 국민의 엄정한 마음이 반영된 모습이다. 이 결과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전망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인구와 삶의 구조에 대하여 선거를 통해 알 수 있는 좋은 상황이었다. 국가는 영토와 국민으로 구성된다. 독자의 왼손을 펴서 바라보자. 엄지를 위로 올리고 검지를 펴고 아래 세 손가락을 펴본다. 우리 국민의 실상을 대략 아주 간소하게 손가락으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 

엄지는 상류사회이다. 손바닥에 연결된 손가락을 보면 인구 약 5천만 명 중 엄지에 해당하는 사람이 약 10%에서 15% 정도로 본다. 가족 포함 약 5백만 명에서 7백만 명 정도일 것이다. 이들의 구성원은 고위 관리, 법조계 인사, 성공한 대기업 및 중소기업가, 의료인, 교수, 전문가 집단 등등 상류층을 이룬다. 이들은 기득권 집단이다. 당연히 사회안정을 바라고 개인의 사치를 즐기며 자부심과 행복감으로 가득한 집단이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자신들의 계층을 공고히 하고 현실을 유지 발전시키는 것이다. 계층 사다리의 맨 위에 있고, 돈과 권력이 있다. 그리고 아래 사람들에게서 존경받는다. 이 존경과 긍지가 이들이 유지하는 에너지이다. 성공한 어르신 그룹이다. 매슬로우(A. Maslow)의 욕구의 5단계 중 상층에 속하는 집단이다.

검지에 해당하는 인구는 약 20%에서 25% 정도이다. 인구로는 가족 포함 약 1천오백만 명에서 2천만 명 정도이다. 이들은 상류를 지향하고 열심히 일하는 집단이다. 대기업의 중간 간부이거나 중소기업의 경영층이다. 공무원 중 중간 이상급 등이 이에 속한다. 교육도 상당히 받았고, 경제도 안정되었다. 자녀들도 공부 잘하고 미래를 꿈꾼다. 

이들에게는 사교육비가 월급만큼 들어가고 아이들이 공부하는 소리가 하루 종일 들린다. 엄지의 계층 사다리로 향한 몸부림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외치는 계층 상향을 위한 노력이다. 검지를 위로 올려 보려 하지만 엄지에 올려붙이면 검지에서 약간 멀다. 즉 상향 올리기가 어려움을 보여 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크게 성공하기가 그만큼 어렵다. 

중지는 중산층의 가운데에 속한다. 검지, 중지, 약지를 중산층이라고 한다면, 이 중산층이 건강해야 하는데 중지(가운데 손가락)가 검지에 붙는지 약지에 붙는지에 따라 모양이 달라진다. 경제의 목표는 이 중산층이 두꺼워지게 하는 것이다. 국민의 약 25%에서 30%가 중지에 해당한다. 이 중지의 사람은 성실하고, 세금 잘 내고, 법을 잘 지키고 국가의 근본을 이룬다. 약 1천5백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약지는 그야말로 약지이다. 이 약지에 속한 국민은 약 15%에서 20% 정도일 것이다. 이들은 검지를 받들고, 허드레 어려운 일을 하며 사회의 일부분으로 존재한다. 이들의 미래는 자녀 교육이다. 자녀 중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이 있기 전에는 약지의 범위조차 떠나기 힘들다. 좋은 자리에 취직하면 큰 행복이고 자녀가 좋은 대학에 합격하면 최고이다. 어떤 전문직을 갈 것인지 따지지 않는다. 그저 월급 많이 주고, 안정적이면 최고이다. 약지에 속한 인생은 검지를 넘어야 중지에 올라갈 수 있다. 약지에 속한 인구도 약 1천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소지는 그야말로 작은 손가락이다. 힘도 없고, 빽 도 없다. 몸에 가끔 방이 오고, 불편한 거주에서 불편을 참고 살아간다. 특히 어려운 것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고통이다. 언제나 생활비가 모자란다. 정부에서 보조금을 주어도, 약간의 일감을 주어도 열심히 일해야 사는 부류이기도 하다. 적어도 약 5%에서 10%일 것이다. 국가는 이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지만 이들은 늘 존재한다. 이들의 존재를 줄이려면 이들에게도 희망을 주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들도 약 5백만 명으로 추산할 수 있다.

이렇게 논설하면 사회 혁명을 주장하는 것 같지만, 이번 총선에서 보여 준 투표 지형에 위의 손가락 분포도를 지역구마다 대입해 보면 답이 나온다. 교수는 복잡한 사회적 현상이나 과학적 현상을 모델로 만들어 설명하려는 데 익숙하다. 위 손가락 모델은 필자가 이번에 창의적으로 만들어 본 것이다. 그러므로 과학적 분석 증거는 아직 못 마련하였다. 그러나 이 모델로 자기 선거구의 지형 분포도를 분석 대입해 보면, 중지의 사람들이 약지에 많이 뭉쳤는지, 검지에 많이 갔는지에 따라 승패가 갈렸을 것이다. 손으로 보는 모델을 다시금 새기면서 국가의 발전 방향이 중지에서 검지로 향하도록 계층 사다리가 만들어져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정기성 교수 webmaster@tgh.kr

<저작권자 © 투데이광주하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